지역문화인력

“마침내 지역을 읽게 되다” - 2018 지역문화인력 상반기 비전캠프

“문화기획자는 그가 서 있는 어느 곳에서나 마술을 합니다.
특히, 지역이라는 공유된 시공간은 마술사의 활동 영역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일상의 모든 것을 가지고 마술을 연마합니다.
이때 비로소 문화기획자는 지역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지역문화인력 지원사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관련 전공자 등 문화인력이 지역문화시설에서 실무자로 근무하며 문화현장이 필요로 하는 지역문화전문인력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2년을 맞은 이 사업은, 지난 4월, 지원사업 참여자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났던 이들이 지난 6월 20일 가평 ‘좋은아침연수원’에서 다시 한 번 뭉쳤습니다. 2박 3일간 진행된 ‘지역문화인력 비전캠프’가 바로 그 현장인데요. 이번 비전캠프에는 총 36개 시설 외 지역문화인력과 시설담당자, 그리고 강사 및 퍼실리테이터 등 총 100여명이 모여 2018년 활동에 대한 상호 다짐과 네트워킹, 지역문화인력의 성장과 촉진활동, 지역 간의 관계 형성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2박 3일 열정과 웃음이 가득했던 뜨거운 현장. 함께 보실까요? :)


<첫째날_만남과 환대, 그리고 마주이야기 >


지중해의 날씨처럼 맑게 더웠던 6월 20일, 전국의 지역문화인력들이 가평으로 모였습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지만 어제도 만난 동네 친구 마냥 서로를 환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날은 지역문화정책에 대한 이해 증진과 참여자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주목적으로 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습니다.


<1일차 프로그램>



* 참가자들을 반겨주는 문화디자인자리 최혜자 대표(좌), 지역문화진흥원 신효진 팀장(우)


모두 자리에 모이자, 이번 행사의 운영을 총괄한 ‘문화디자인자리’의 최혜자 대표의 인사말로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2박 3일은 짧다면 짧지만 생각해보면 굉장히 긴 시간이라며 중간중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이 최대한 들지 않도록, 최대한 모두 재밌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행사를 주관한 지역문화진흥원 기획운영팀 신효진 팀장의 환영사가 있었습니다. 신효진 팀장은 여기 모인 지역문화인력들이 장기적으로 지역내에서 오래 오래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임을 강조하며, 모두가 힘을 내서 현재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받게 만들자고 참가자들을 독려했습니다.



활동 1. 상호 인사하기


아이스 브레이킹이라고 하죠? 서로의 어색함을 없애는 시간을 위해 ‘문화놀이터 액션가면’의 여세진 대표가 신기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종이 구석에 ‘현재 기분점수, 관심이슈, 자신의 닉네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각각 적은 다음, 한 명씩 돌아가면서 종이에 적힌 키워드를 보고 당사자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가운데에는 당사자를 그림으로 그리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해 간략하게 알게 되고, 질문과 대답을 통해 어색함을 없애는 굉장히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림들만 봐도 감이 오시죠?



강의 1. 주제가 있는 이야기: 지역문화와 사람


지역문화의 전체적 개념을 설명하는 최혜자 대표


비전캠프의 첫 번째 강의는 문화디자인자리 최혜자 대표의 ‘지역문화와 사람’으로 시작했습니다. 푸근한 말투와 재미난 설명으로 훑어주신 지역문화정책의 역사는 그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문화인력과 문화산업의 열악한 현실을 짚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들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주이야기1. 자기 발견과 인생 상담, 멘토 역할 수행을 위한 비밀 트레이닝


마주이야기는 지역문화인력과 시설담당자인 멘토가 서로 나뉘어서 다른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지역문화인력들은 조별로 모여 개인 SWOT 분석을 통해 자기자신을 발견하고, 자기비전을 탐색해보는 개인 인생 곡선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각 지역별로 문화활동가 선생님들이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맡아 지역문화인력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강당에서는 시설담당자인 멘토들을 위한 특별 강의로 멘토링이 무엇인지 지역문화인력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직접 고민해 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주이야기2. 토크콘서트 ‘지역의 문화인력을 말한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잠시 쉰 참가자들은 1층 카페에 모여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노재정 퍼실리테이터의 사회로 진행된 이 시간은 더 나은 지역문화인력 사업을 위해 지역문화인력들, 멘토들의 불만을 익명으로 제출한 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장 많은 불만은 역시 복리후생과 관련된 것들이었는데요, 패널분들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크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고용의 안정성과 사업의 연속성 등 조금은 어려운 질문들도 있었지만 인력들과 멘토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갈등을 미리 알아보고 함께 고민해 보는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조별 자유토론으로 좀 더 속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늦은 시간까지 가졌습니다. 진지하게 사업에 관한 의견들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올해 지역문화인력 사업이 더욱 기대되었답니다.


<둘째날_다시 만남, 키워드로 읽는 지역문화, 그리고 마주이야기 >

늦게까지 진행된 어제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활기가 넘쳐보였습니다. 두 번째 날은 지역문화인력의 커리어와 문화역량 증대를 위한 강의부터, 최근 미투 운동으로 부각된 성평등 인식의 확산을 위한 강의까지, 지역문화인력으로서 알아야 할 세심한 부분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소개하는 강의들로 구성되었습니다.


<2일차 프로그램>


오전 첫 시간은 아침식사 후 산책길에서 각 조별로 주워온 나뭇잎과 가지들을 소재로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로 재구성해보는 교육 프로그램을 가졌습니다.


각자 주워온 나뭇가지로 작품 구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문화 종사자들답게 각 조별로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는데요. 스펀지밥이 살고 있는 바다 속 풍경부터, 루돌프사슴의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아이의 상상 속 여름방학까지 모두에게 빅재미를 안겨주었답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


마주이야기3.

어제와 마찬가지로 멘토와 지역문화인력이 나뉘어 각자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지역문화인력들은 자신의 조원 그리고 담당 퍼실리테이터와 ‘2018 자기 커리어 기획하기’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나눴고, 멘토들은 ‘2018년 멘토링 계획 기획하기’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지역문화인력들은 각 조 별로 카페, 나무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특히, 탁 트인 나무집에 자리 잡은 5조는 보기만 해도 아이디어가 샘 솟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멘토들을 위한 멘토링 계획 기획하기 강의에서는 멘토와 멘티를 선장과 선원에 비유했습니다. 함께 탄 배가 종착역까지 무사히 가기 위해선 기대감을 매핑(mapping)하고 서로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위기를 해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멘토들이 각자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멘티들이 구체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독려해주며, 멘티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여 갈등 해소의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주제가 있는 이야기2 ‘문화예술 현장의 일과 노동’

이어서 문화연대의 하장호 정책위원의 강의가 계속 되었습니다.


하장호 정책위원은 故구본주 작가의 사례를 화두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조각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故구본주 작가조차도 사회에서는 무직자로 취급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시면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열악한 예술인의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국내와 해외의 예술인복지를 비교하며, 국내 현행법 상 예술노동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참가자들의 눈을 뜨게 하는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끝에는 지역문화일자리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참가자들이 어떤 권리를 요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며, 실무자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정보들을 알려주셨습니다.

키워드로 읽는 지역문화1. ‘일상과 마을’, 여세진 대표


이어서 문화놀이터 액션가면의 여세진 대표는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면서 ‘일상과 마을’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난 어머니들의 재능 발견을 통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인 <어머니인형극단 손짓>의 소개가 있었습니다. 어머니인형극단에서 진행한 ‘가족의 탄생’이라는 다큐멘터리 연극의 소개와 ‘일탈의 총체적 경험’이라는 주제로 놀이터에 모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DIY연극(배우들이 연기한 판토마임 상황을 보고 어린이들이 그 장면에 대해 상상해보고 직접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연극)은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얻는 문화활동에 대한 멋진 사례들이었습니다.



마주이야기4. 네트워크 계획, Cop 계획 만들기

Cop은 Community of Practice(연습 공동체)의 약자로, 새로운 지식이나 학문을 탐구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마주이야기 시간에서는 지역문화인력이 스스로 Cop 방식의 공동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문화놀이터 액션가면의 선생님들이 수고해주셨는데요, 먼저 각 조별로 키워드를 세 개씩 뽑은 후, 그 세 개의 키워드를 사용하여 문화 이벤트를 기획하도록 했습니다.


“다리밑/어린이/먹방”, “노인/경찰서/분신사바”, “직장인/우물가/봉산탈춤”, “장애인/산꼭대기/멍때리기” 등 정말 연결하기 힘든 난감한 키워드들도 창의성을 발휘하여 멋지게 기획하는 모습을 보니, 올해 지역문화사업이 잘 될거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키워드로 읽는 지역문화2. ‘문화기획과 문화다양성’

잠깐의 휴식 이후에 ‘문화기획과 문화다양성’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강의는 주체, 관계라는 키워드 속에 지역문화활동의 주체와 관계 그리고 공동체를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화다양성이란, 타자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내’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

이번 강의에서는 문화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간단한 액티비티를 진행했습니다. 도시의 야경 사진을 단 3초간 모두에게 보여준 후, 기억을 토대로 다시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모두 같은 사진을 봤지만, 결과물은 모두 달랐던 것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이 그린 그림은 신기하리만치 제각각 달랐다.


이렇게 모두 다른 그림을 그렸듯이, 모든 문화에는 차이가 있고, 그 차이에는 우월함과 열등함이 없다는 것이 문화다양성을 뜻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편견과 차별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문화인으로서 그러한 다름에 대해 판단하지도 말고, 비난하지도 말라고, 문화다양성은 노력이며, 배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키워드로 읽는 지역문화3. 미투와 위드유


다음으로는 ‘소통과 치유’ 문경은 운영위원의 ‘미투와 위드유’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최근 문화계에 불어닥쳤던 미투운동 때문인지 다들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성인지 관점
여성과 남성이 직면한 조건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로부터 형성되는 경험, 이해, 요구가 다름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한국은 성평등에 관해서는 이제야 조금씩 주목을 하고 알아가는 수준입니다. 특히,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특정한 통념을 토대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인 젠더폭력은 한국 사회에 아직까지 뿌리깊게 박혀있어 지역문화인력들부터 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주변 사회를 바꿔나가길 바라셨습니다.


<셋째날_토닥토닥 쿠션, 마주이야기 ‘성장하는 2018’>

지난 이틀 간 숨 가쁘게 달려온 참가자들을 위해 마지막 날 프로그램은 힐링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응원쿠션을 직접 바느질하며 만들면서 다른 참가자들의 발표를 듣는 편안한 자리였습니다. 다들 쿠션을 완성할 때쯤에는 이번 비전캠프에 대한 소감을 듣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2018 지역문화인력 비전캠프는 2박 3일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문화인력들과 멘토들의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내 지역문화인력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이외에도 노무관리, 예술노동법, 직장내성평등 등 실무에 도움이 되는 강의들을 통해 지역문화인력들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지역 곳곳에 문화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비옥한 토지를 만들려는 모든 이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빌어봅니다. 올해의 사업이 성공하여 내년에는 더 많은 미래 문화 기획자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지역을 읽고 이해하는 지역문화인력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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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